#171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Sex Education)〉 시즌 3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라는 유치한 제목 때문에, 주위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을 거부하다가 작년에 시즌 1, 2를 홀리듯 다 봤었어.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여러 개성 있는 캐릭터를 진부하지 않게 창조하면서, 현실에서 가능할까 싶은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저 상황에서는 ‘그래, 저럴 수밖에 없지’라는 개연성과 필연성을 동시에 인정하게 되는 스토리까지 있으니, 감상하기에 ‘완벽한’ 드라마였달까.
시즌 3가 새로 나왔는데,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앞의 시즌들이 너무 완벽해서 이번에는 내리막 아닐까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이번 시즌은 많은 긴장과 갈등이 해소되기도 하고 더 따뜻한 이해와 화해의 분위기네.
고등학생들이 주요인물이긴 하지만 다 큰 어른들도 계속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있고, 더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포함하고 인정하고, 문제를 피하는 게 아니라 부딪히는 ‘용기’를 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 혹시 아직 안 본 사람들은 이 얘기만 듣고 매우 교훈적인 드라마인 줄 알고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기를. 원제는 ‘성교육(Sex Education)’이니까.
몇 가지 들었던 생각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 않지만, 할 줄 알아야 하고, 해야한다. 그 결과를 감당하는 용기까지 포함해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그게 뭐든)으로 도와야 한다.
사람이 가져야 할 미덕들, 가령 위에서 언급한 ‘용기’라든가, 관용, 이해 등에 우리는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닐까?
살면서 상처는 피할 수 없지만 흉터를 숨길 필요는 없다. 회복력이 중요하고, 그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선의만 가지고 살아가기는 힘들고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나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