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반을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도미니카 드그란디스의 《업무 시각화》를 다시 읽고 있어. 처음 읽을 때는 개인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서 읽었는데 영 방향을 잘못 잡은 거였어. 책의 부제를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 관리 비법”으로 붙인 탓도 있어. 책 카테고리도 자기계발류의 시간관리가 아니라 다른 데로 가야한다고!
영어판의 부제는 “Exposing Time Theft to Optimize Work & Flow”야. 책 내용 중에 ‘시간을 훔쳐가는 다섯 도둑’이란 개념이 등장해서 한국어판 부제를 그렇게 붙인 것 같은데, '업무 처리'는 뭔가 개인 차원의 느낌이지.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된 건 매우 다행이었어.
그 다섯 도둑은,
너무 많은 진행 중 업무(WIP, Work In Progress)
알려지지 않은 의존성
계획에 없던 업무
우선순위의 상충
방치된 업무
회사생활 좀 해 본 사람이라면 너무 익숙한 도둑놈들이지? 이 책은 이 문제들을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 시스템들은 ‘린, 칸반, 흐름(Lean, Kanban, Flow)’이야.
이 책을 읽으며 추가적으로 알게 된 것들은,
A3 씽킹
(114호에서 언급했던) 가치흐름관리(Value Stream Management)에 대한 책
커네빈(Cynefin) 프레임워크
저자가 추천한 A3 씽킹 관련도서는 John Shook의 《Managing to Learn》인데 한국어판은 없네. 비슷한 책으로, 절판된 《창조적 문제해결 프로세스 A3 씽킹》이 있길래 중고책으로 주문했어.
가치흐름관리에 대한 책은 John Shook가 저자로 참여한 《Learning to See》의 한국어판을 2008년도에 한국린경영연구원에서 《가치흐름 지도 작성법》이란 제목으로 출간했었는데 지금은 구할 수가 없네. 영어판도 너무 오랜 된 책이고 전자책으로는 판매하지 않아서 대신 평점도 비슷하고 2013년에 출간된 《Value Stream Mapping》을 전자책으로 샀어(또 사도 괜찮으니까 한국어판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커네빈 프레임워크는 나도 생소한데,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프레임워크라는 것 정도만 일단 기억하고 넘어가려고 해. 영어판 위키백과에 길지 않게 잘 정리되어 있어. 한국어 자료도 검색해보면 좀 있고.
이렇게 린, 칸반, 애자일, 흐름 관리 등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동기 부여가 되고 있는 건 ‘대체 왜 회사는 어디든 엉망일까?’라는, 회사생활을 하며 오랜 시간 가져온 깊은 회의와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랄까?
찾을 수 있을까? 못 찾으면 내가 문제였던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