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진지한 사진가들을 위한 앱 '글래스'가 지속할 수 있을까?
최근 사용해 본 앱 중에 기억에 남는 건 글래스(Glass)라는 사진 커뮤니티 앱이야. ‘독립적인 회사’라는 걸 전면에 내세우는데 어떤 의미인지 봤더니, 벤처 자본의 투자 없이 회원들의 구독료로만 만들고 운영한다는 거야. 여러 특징들이 있지만 가장 인상 깊은 건 ‘네 가지가 없다’(😰싸가지가 아니라 4.)는 것인데,
광고 없음
알고리즘 없음
사진편집 필터 없음
'좋아요' 같은 리액션 없음(표현하고 싶으면 댓글 쓰기)
인스타그램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방향을 선택한 거지. 사진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진에만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의 도움으로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사진가들을 위한 ‘home’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해.
기능들은, 필수적이지만 다른 사진 서비스들은 잘 지원하지 않는, 예를 들어 고화질의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P3 컬러 프로파일(표현하는 색 영역이 기존 sRGB보다 25% 더 넓다고 함)을 지원하고, 이미지 압축도 최소한만 하고, 개별 이미지를 볼 때 EXIF 데이터(촬영정보)를 기본으로 보여줘.
당연히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지 않고, 내 데이터는 언제든지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기능을 추가하고 개선할지 회원들의 의견과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고 말이야. 정말 지속할 수만 있다면 꿈같은 서비스지.
14일 무료체험이 있어서 써보고는 있는데 사실 좀 고민이다. 구독료는 월 4.99달러, 연 49.99달러인데 지금 런칭 이벤트로 29.99달러를 받고 있어. 사실 비싼 가격은 아닌데, 이미 비슷한 앱인 VSCO(비스코)를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어서 말이야. 비스코도 광고, 알고리즘, 데이터 추적 같은 건 없거든. 사진 편집 기능은 훨씬 우월하고,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지. 솔직히 비스코 쪽이 더 세련됐어.
같은 사진을 글래스와 비스코 양쪽에 올려서 웹으로 봤을 때 어느 쪽이 더 나은 것 같아?
내가 ‘인디’에 좀 약한 데, 뭔가 막 지원하면서 그 문화를 함께 하고 싶어한달까? 그런데 지금 결론으로는 글래스와 함께하지 못 할 것 같네.😭
이번 주는 4일 근무라 엄청 빨리 지나갔네. 수고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