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읽기 《감시 자본주의 시대》 (8)
4. 정교화된 감시 자본주의: 탈취, 장악, 경쟁
I. 추출의 절박성
컴퓨터가 매개되는 전 세계의 모든 활동이 감시 자본주의의 지휘 아래 추출 아키텍처로 용도 변경되고 있음. 구글, 페이스북 등의 사업 영영 확장 목적은 모두 ‘행동잉여의 포획’임. 구글이 만족시키려는 ‘고객’은 전 세계의 광고주와 구글의 예측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임.
이 장에서는 추출의 절박성이 낳은 결과인 새로운 시장 형태와 그 경쟁 역학의 정교화 과정을 살펴볼 것임.
이 지상 과제는 잉여 공급의 운영이 감시 자본주의 기업의 모든 면을 규정하게 만듦. 이는 원재료 공급 영역을 장악하기 위한 끝없는 혁신 퍼레이드로부터 시작됨. 지속가능한 수탈을 위해서는 정치, 커뮤니케이션, 행정, 법, 물질적 전략을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혼합해 고도로 조화롭게 활용해야 함. 처음에는 구글이, 그 다음에는 페이스북이 성공적으로 구사함.
II. 장악
추출의 절박성은 모든 것을 소유대상으로 만들기를 요구함. 이 새로운 맥락에서 상품과 서비스는 단지 감시에 엮인 공급경로일뿐임. 자동차는 그것을 운전할 때 발생하는 행동 데이터이며, 지도는 그것을 활용해 어딘가를 찾을 때 발생하는 행동 데이터임. 그들의 꿈은 경계가 계속 넓어져서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의 매순간을 그려내는 일임.
장악의 관행은 규제되지 않는 상품인 행동잉여를 공급하는 중요한 경로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됨.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행동잉여를 위한 두 번째 주요 공급 경로가 됨.
2012년과 2015년을 비교해보면, 쿠키를 100개 이상 사용하는 사이트가 두 배, 150개 이상 사용하는 사이트가 세 배 이상 증가했음. 사용자수가 가장 많은 100개의 웹사이트를 단순히 방문하기만 해도 자신의 컴퓨터에 6,000개 이상의 쿠키가 생성되고, 이중 83%는 방문한 사이트와 무관한 제삼자에 의해 만들어짐.
“사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만이 모든 사이트의 10% 이상에서 나타나는 제삼자”임.
편재성(ubiquity)과 강화(intensification).
추적 혐의로부터 자유로운 앱은 거의 없음. 지금은 당신을 추적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음 주나 다음 달에는 추적하고 있을지도 모름.
가장 무고하다고 여겨지는 날씨, 손전등, 카풀, 소개팅 앱조차도 수십 개의 추적 프로그램으로 ‘오염되어’ 있음.
궁극적인 목적은 표적 광고에 있음.
III. 수탈의 사이클
수탈 작업은 예측가능한 일련의 단계를 드러냄. 사이클의 네 단계는,
침입(incursion)
습관화(habituation)
각색(adaptation)
조준변경(redirection)
이 네 단계가 합쳐진 ‘변화 이론’은 수탈 과정을 정교한 행정적·기술적·물질적 역량이 뒷받침되는 정치적·문화적 행위로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해줌.
이 장에서는 수탈의 사이클과 그것을 관리하는 과제를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구글 스트리트 뷰’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임.
침입은 구글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성과가 높은 수탈 형태를 개시함. 아무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따라가며 그 길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주장함. ‘내가 주웠으니 이제 내 것’이라고 말하는 것임.
구글은 침입을 시작하고 저항에 부딪힐 때까지 계속 밀고 나가는 방법을 익혔음. 저항이 나타나면 적들을 유혹 — 전례 없는 저장량, 이전과 다른 종류의 정보, 전보다 편리한 활용 방법 같은 황금 미끼 등 — 하거나 무시하거나 압도하거나 단순히 지치게 함. 국가와 주, 집단, 개인이 구글을 상대로 수백 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공개되지 않은 소송도 많음. 일방적인 침입은 저항에 부딪힘.
습관화. 사람들은 동의와 무력감, 체념이 뒤섞인 채 침입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짐. 경악과 분노의 감정은 사라짐. 새로운 의존성이 발생함.
각색. 구글이 간혹 관행을 바꾸라는 압박을 받을 때 경영진과 엔지니어들이 대응하는 단계임. 정부 당국, 법원 판결, 여론의 당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피상적이지만 전술적 효과가 있는 각색을 실행함.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수사학, 방법론, 디자인 요소를 구축하여 문제시된 공급 작전을 사회적·법적 요구에 부합해 보이는 딱 그만큼만 조준변경함.
구글은 수탈 사이클을 통해 지메일(2004년 출시)에 대한 위협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고, 이 사이클은 2007년 구글 스트리트 뷰의 출시와 함께 거리 지도 제작을 두고 일어난 전투에서 다시 재연되었고, 그럼으로써 더 정교화 됨. 이번에도 ‘단순 강도의 원죄’를 되풀이하며 원하는 것을 취했음.
1단계: 침입
구글 ‘프라이버시 보호’ 담당 법률고문 피터 플라이셔는 2007년 ‘구글 스트리트 뷰’ 출시 당시,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집에서만큼의 프라이버시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주장함.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공공장소는 사용자의 권한 부여, 인지, 동의 없이 구글이 새로운 형태의 침입을 강행하기에 알맞은 대상임. 지금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비인격적 구경거리가 된다는 점임.
스트리트 뷰는 2009년 1월 독일과 일본에서 반대에 부딪힘. 당시 구글 지도 담당 부사장이었던 존 행키(‘키홀’ 설립자)는 논란을 묵살함. “사람들이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정말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일련의 과정”일 뿐이라고 말함. 그는 영리하게도 구글의 침입에 대한 모든 저항을 표현의 자유에 반대하는 권위주의적 정부와 그러한 정부가 있는 “폐쇄적 정보사회”의 입장과 동일시함. 이 논리는 구글과 구글과 한 배를 탄 이들에게 표준적인 수사학적 공격 무기가 됨.
구글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람. 그러나 그 선택이 구글 자신의 경제성 달성에 방해되지 않는 한에서만 그러함.
구글의 ‘스파이 파이(Spy-Fi)’ 스캔들. 최소 9개국에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혀짐. 슈미트는 세계의 모든 정보를 색인화한다는 구글의 사명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음. 많은 증거가 있었으나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개인 데이터 수집에 관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함.
2단계: 습관화
행키의 믿음, “돌아보지 마라.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라. 필요하다면 밟아라.”
최종적으로 FCC는 구글이 조사를 방해한 데 대해 단 2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데 그침. 구글이 법적인 처분을 모면했던 것은 사회가 그들의 행위에 동의했기 때문이 아니라 구글의 침입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관련법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임.
구글은 2013년 마침내 단 7백만 달러의 벌금과 ‘적극적인’ 자체 정책에 관한 일련의 합의안을 받아들이며 주 당국들과 합의함.
습관화 전술을 조명하는 두 핵심 요소.
스트리트 뷰의 첫 침입이 일어난 2007년으로부터 이후 시간의 경과가 있었음. 구글은 스트리트 뷰 운영을 계속함. 2008~2010년 전세계적으로 6천억 바이트, 미국에서만 2천억 바이트의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수집됨.
단 한 명의 악한 엔지니어를 정교하게 만들어냄으로써 고전적인 희생양 전법으로 멋지게 사람들의 시선을 돌린 점. ‘감염된 하나의 세포’. 이제 남은 과제는 감염된 살점을 잘라내고 유기체가 프라이버시 침해중이라는 질병을 스스로 치유했다고 선언하기만 하면 됨. 그리고 새 생명을 얻어 거리로 다시 돌아가는 것임.
행키가 예언한 바를 정확히 그대로 달성함. 구글은 전략적 원칙에 따라 발뺌하고 무시하며 민주주의를 빌미로 삼기도 하면서 6년 이상 사람들이 스트리트 뷰를 사용하게 했고, 그러는 동안 사람들의 의식 속에 구글에게도 불가피한 일이고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암묵적인 논리를 구축함. 의사 결정권의 ‘단순 강도’를 서서히 정상적인 일, 심지어 ‘편리하고’, ‘유용하며’, ‘멋진’ 일로 생각하게 만들 6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