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프로개님의 '폐교 생활 백서' 그리고 100호
식물 키우기에 관심 많은 분들은 알고 계실 수도 있는 프로개(professionaldog)님이라고 있어.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글 덕분이었어. 폐교 하나를 임대해서 각종 식물과 동물을 키우고 있는데, 내용이 너무 재밌어서 폭 빠져서 보고는 RSS 리더(83호 참고) 에 등록해서 계속 보고 있지.
프로개님은 원래 실내 가드닝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바나나 싹 틔우기 성공’이라는 장난글을 만우절에 올렸다가 유명세를 얻게 되었대. 원래부터 식물 키우기에는 조예가 있었고, 사람들과 교류하다보니 식물에 생기는 문제에 흙의 pH가 많은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총정리하기 위해 《모두의 pH》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대.
스케일이 남다른 것이, 지방 폐교를 빌려서 대규모로 진행했는데 1백 여종의 식물을 7종류의 흙에서 키우며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해. 식물 2천 1백 그루, 화분과 흙이 각 2천1백 개, 그리고 부대 시설까지 모두 갖춰서 말이지(덕후들이 일냈다! (모두의 pH) 참고).
처음 폐교를 임대한 글부터 순서대로 보면, 프로개님이 맨바닥부터 차근차근 고치고 만들고 심고 키우는 걸 볼 수 있는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도 안 힘들게 느껴져.😅 글을 재밌게 써서 그런가, 귀여운 사방신들 덕에 그런가.
지난주 오랜만에 새 글이 올라왔어. 폐교 생활을 하신 지 이제 일 년이 지났다고 하네. 이걸 읽으며 한국 어딘가의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거 같았어. 서로 죽이는 게임이 아니라 더 ✌🏻평화롭게 사는 것이 승리 조건인 게임처럼 말이야. 아니, 그런 경쟁마저도 없고 각자의 평화를 찾아 살면 되는 게임. (정말 〈동물의 숲〉…?)
첫째아이도 평소에 하고 싶다는 것들을 종합해보면 이런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그러나 부모가 무조건 다 해주는 건 아이를 망치는 일이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이룰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까지만 지원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내 생각이야. 너무 당연한, 🎣물고기 잡는 얘긴가?
오늘로 뉴스레터 100호를 보냈네그려. 하루도 빼먹지 않고 보낸 나, 칭찬해.💯 그래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의자를 새로 샀어.🤭 평소에도 선물을 많이 하긴 하지만. 아무튼 뉴스레터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물건이니 그런 걸로.
다음 +100호까지 계속 살금살금, 잔잔하게 보내볼게.
다들 코로나, 비, 더위 조심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