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우리 모두 재즈를 들어봅시다. 싫음 말고.
음악을 들을 때 장르를 가려 듣는 편은 아닌데, 사십 대를 넘어선 이후부터는 재즈를 많이 듣게 되네요. 특히 트럼펫, 피아노, 색소폰 등 기악 위주의 재즈들을. 이십 대 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동네 레코드숍에서 추천 받아 샀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로 재즈 입문을 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와 목욕탕 다녀오며 들렀던 레코드숍의 젊은 주인이 추천해 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Eye In The Sky〉와 더불어 기억에 남는 음악 추천입니다(나중에 가사 내용을 보고 뜨악했던).
국내에서 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재즈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이 황덕호님의 〈Jazz 수첩〉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분입니다. 유튜브 채널 '황덕호의 Jazz Loft'도 제작하고 있는데, 영상 몇 개만 봐도 이 분의 재즈에 대한 깊이와 사랑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좋은 채널임에도 구독자가 아직 4천 명을 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국내에서는 재즈의 인기가 별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채널에 오늘 올라온 영상이 있습니다. "Playlist: 빌 에번스의 '대화' 3부작"입니다. 이 영상에 대한 황덕호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재즈에서 연주자 간의 즉흥적인 대화, 인터플레이(interplay)를 추구했던 빌 에번스가 남긴 석 장의 피아노 오버더빙 앨범. 자신의 연주를 들으며 그 연주에 대해 스스로가 응답했던 즉흥적인 대화는 재즈 본연의 아름다움과 자신의 연주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들려줍니다.
저도 빌 에번스의 '대화' 앨범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이것이 3부작으로 엮여있는지는 몰랐고, 오버더빙으로 연주한 것인지도 몰랐네요. 석 장의 앨범에서 여섯 곡을 골라 추천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전문가, 평론가를 리스펙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빌 에번스의 음악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주말 동안 편안히 들어보세요. 이번 한 주도 살아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책 보내드리기로 한 거 있었죠. 일단 세 권을 추려놨습니다(택배비조차 들일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책은 그냥 버리기로).
여기로 (구글 설문) 가서 신청하시면 보내드릴게요. 같은 책에 중복 신청자가 생기면 추첨할게요.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와 택배비 절감을 위해 GS25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보내는 택배를 이용할 예정이니 나중에 책 받는 분들은 알려주시고요.